브라질 '심해 석유' 콸콸…톱4 산유국 노린다

입력 2023-11-20 17:58   수정 2023-11-21 01:24

브라질이 2029년까지 세계 4위 산유국으로 거듭나겠다는 야심 찬 목표에 한발 다가서고 있다. 중남미 지역을 통틀어 최대 에너지 기업으로 꼽히는 국영 에너지기업 페트로브라스가 원유 생산량을 공격적으로 늘리면서다.
2030년 5위 산유국 등극 전망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일 에너지 시장 컨설팅업체 라이스타드에너지의 예측을 인용해 현재 340만 배럴 수준인 브라질의 하루 원유 생산량이 2030년 530만 배럴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국영 기업 페트로브라스의 석유 생산량이 같은 기간 하루 210만 배럴에서 330만 배럴까지 뛸 것이란 추정에 기반한 관측이다. 전망이 현실화하면 브라질은 미국(1040만 배럴), 사우디아라비아(940만 배럴), 러시아(880만 배럴), 이라크(540만 배럴)에 이어 세계 5위 산유국에 오른다. 브라질의 현재 원유 생산량은 세계 9위 수준이다. 브라질 정부는 2029년까지 원유 생산량을 하루 540만 배럴로 늘려 세계 4위 산유국이 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페트로브라스는 현재 사우디 아람코(980만 배럴), 러시아 로스네프트(340만 배럴), 중국 페트로차이나(310만 배럴), 이란 국영석유회사(NIOC·260만 배럴), 쿠웨이트 국영석유회사(KPC·260만 배럴), 미국 엑슨모빌(220만 배럴)에 이어 글로벌 기업 중 일곱 번째로 많은 원유를 뽑아내고 있다. 7년 후에는 러시아, 중국, 미국 등 주요 산유국 소속 기업을 모두 꺾고 아람코, NIOC에 이어 3위에 오를 거란 예상이다.

페트로브라스의 원유 탐사·생산 책임자인 조엘슨 팔카오 멘데스는 “올해 생산량은 예측치를 초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몇 년간 상당한 생산량 증가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가 대서양 연안에서 개발한 심해 유전의 원유 생산량은 2010년 4만1000배럴에서 2022년 230만 배럴로 12년 새 60배 가까이 불어났다. 지난해 페트로브라스의 순이익과 배당금은 각각 1880억헤알(약 49조4872억원), 2160억헤알(약 56조8576억원)로 사상 최대였다.

올해 3분기 페트로브라스는 원유 생산량을 10% 가까이 늘리며 사세 확장에 나섰다. 브라질 전역에 30개 이상의 시추 시설을 확보한 이 회사는 2027년까지 11개의 심해 유전(pre-salt)을 추가로 개발할 계획이다. 원유 탐사 관련 예산 60억달러(2023~2027년)의 절반(29억달러)을 브라질 북부 해안을 따라 2200㎞ 길이로 이어지는 석유 매장지 에퀴토리얼마진에 쏟는다.
룰라 정부 ‘탄소 감축’ 의제 걸림돌
에퀴토리얼마진을 포함한 심해 유전에서의 생산량이 2029년 정점을 찍을 거란 예상은 걸림돌이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정권의 ‘탄소 감축’ 의제와 모순되는 정책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유전 탐사 과정에서 야생동물과 토착민의 생태계를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에퀴토리얼마진은 룰라 대통령 집권 1기 때인 2006년 처음 발견됐고, 집권 노동자당(PT)은 이를 룰라 정권의 업적 중 하나로 ‘세일즈’하고 있다.

환경단체 그린피스의 활동가 엔리코 마론은 “브라질은 낡은 석유 시대가 남긴 극심한 고통 속에서 석유를 생산하고 수출하는 마지막 국가가 될 것”이라며 “화석연료 개발에 계속 투자하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페트로브라스 측은 심해 유전 개발이 다른 방식보다 비용이 저렴한 데다 탄소 배출량도 비교적 적어 에너지 전환 ‘과도기’에 이상적인 공급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라이스타드에너지에 따르면 심해 유전에서의 원유 생산 비용은 배럴당 35달러로, 현재 유가 수준인 배럴당 약 80달러에 비해 매우 낮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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